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사랑하는 여러분, 고난주간의 중심을 향해 다가가며 우리는 다시금 십자가 앞에 섭니다. 그 십자가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지만, 동시에 매 순간 새롭게 다가와야 하는 자리입니다. 오늘 우리는 로마서 5장 8절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이 어떻게 구체적 사건으로 이 땅에 드러났는지를 깊이 묵상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로마서 5:8)
이 구절은 복음의 심장이 뛰는 한 문장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한 사랑을 어떻게, 언제, 누구에게 확증하셨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그 사랑은 이론이 아니라 사건이었고, 감정이 아니라 행동이었습니다. 고난주간은 이 사랑을 기억하고 되새기며, 우리 또한 그 사랑 안에 살아가도록 부름 받은 시간입니다.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조건 없는 사랑의 서막 (로마서 5:8)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라는 이 한 구절은 복음의 가장 역설적인 시작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시점이 우리가 회개한 후나, 변화된 후, 혹은 조금 더 나아진 이후가 아니라,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때였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사랑이 조건에 근거한 사랑이 아님을 말해줍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의로워졌기 때문에 사랑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여전히 죄인일 때에 사랑하셨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상태와 무관한, 하나님의 일방적이고 자발적인 사랑이었습니다.
여러분, 이 사실이 얼마나 충격적인 은혜입니까?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의 반응이나 변화, 혹은 매력적인 점을 보고 결정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더럽고, 이기적이고, 자기를 부정할 줄 모르는 죄인이었을 때에, 하나님은 그 아들을 우리를 위해 내어주셨습니다. 이것이 고난주간의 시작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죽으심으로, 사랑의 형상이 되다 (로마서 5:8)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사랑은 말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진짜 사랑은 피 흘림이 동반됩니다. 예수님의 죽으심은 하나님의 사랑이 추상에서 구체로, 선언에서 사건으로 변한 결정적 순간입니다. 십자가는 그 사랑의 형상이며, 그분의 죽음은 하나님의 마음이 땅에 새겨진 선명한 흔적입니다.
그리스도의 죽음은 단순한 희생이 아닙니다. 그것은 대속의 죽음이며, 나 대신 심판을 감당하신 사랑의 절정입니다. 하나님은 죄를 가볍게 여기지 않으셨습니다. 그 죄의 무게를 아들에게 짊어지우셨고, 그 결과로 아들은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그 죽음이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 자유를 말할 수 있고, 은혜를 노래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음 위에 서 있습니다. 그 죽음이 없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죄 아래 놓여 있었을 것입니다. 그 죽음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 생명을 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고난주간은 이 생명의 값을 기억하는 시간입니다.
하나님께서 확증하셨느니라, 의심 없는 사랑의 증명 (로마서 5:8)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확증이라는 말은 단지 ‘표현’했다는 의미를 넘습니다. 그것은 ‘증명하고 입증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을 말로만 하신 것이 아니라, 독생자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 확증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불확실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 않고, 우리의 상태에 따라 흔들리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단회적이지만, 그 의미는 영원합니다. 그분의 피는 지금도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때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고난이 닥치고, 기도가 응답되지 않을 때, 하나님의 사랑은 흐릿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십자가는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사랑을 확증하셨다고. 그 증거는 이미 우리 가운데 있다고. 우리는 흔들릴지라도, 그 사랑은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우리를 위하여, 대속의 대상이 된 자들 (로마서 5:8)
‘우리를 위하여.’ 여기서의 ‘우리’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존재입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단지 상징이 아니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죽음이었습니다. 나를 위한 십자가, 나를 위한 피 흘림, 나를 위한 죽음.
이 복음의 실재성은 고난주간을 더욱 깊고도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그분이 짊어지신 채찍과 가시관, 조롱과 침 뱉음, 십자가의 무게는 다 나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그분이 내 대신 감당하신 죽음은 그저 신학적인 문장이 아니라, 존재 전체를 뒤흔드는 실존의 고백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를 위하여’라는 이 말씀을 오늘 깊이 되새겨보십시오. 이 고난주간 동안,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을 묵상하십시오. 그 고통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만났고, 그 사랑으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무리 묵상
사랑하는 여러분, 로마서 5장 8절은 단지 복음을 요약한 문장이 아닙니다. 그것은 복음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고백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불완전하고 자주 넘어지며, 죄의 잔재 속에서 흔들립니다. 그러나 십자가는 매번 우리를 다시 끌어안고, ‘내가 너를 이미 사랑하였노라’고 말씀하십니다.
고난주간은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 발견하는 여정입니다. 그 사랑은 조건 없이 주어졌고, 확실하게 증명되었으며, 여전히 우리 삶의 중심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그 시점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갖추지 않았고, 심지어 등 돌리고 있었던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사랑하셨습니다. 그 사랑을 받은 우리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묵상하는 시간입니다.
이 고난주간 동안, 십자가 앞에서 머무르십시오. 말씀이 아닌 사건으로, 개념이 아닌 피로 드러난 사랑을 깊이 마음에 새기십시오. 그리고 그 사랑에 합당한 삶으로 응답합시다. 다시 살아난 이유는, 다시 사랑하기 위해서입니다.
고난주간 묵상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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