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셋째 주일 대표기도문
2026년 7월 셋째 주일 대표기도문

계절을 정하시고 비와 햇볕으로 땅을 돌보시는 하나님 아버지, 한여름의 뜨거운 날씨 가운데서도 우리를 거룩한 주일의 예배로 불러 주시니 감사합니다. 장마의 습한 공기와 무더운 햇살 아래에서도 우리의 생명을 보존하시고, 어제와 오늘을 지나 새로운 아침을 허락하신 주님의 인자하심을 찬양합니다.
여름은 모든 것이 빠르게 자라는 계절입니다. 나무는 잎을 넓히고 들판의 곡식은 햇빛과 비를 받아 속을 채워 가지만, 우리의 영혼은 분주함 속에서 오히려 메말라 갈 때가 많습니다.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마음을 돌보지 못했고,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도 하나님과의 고요한 만남은 잃어버렸습니다. 겉으로는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나 안으로는 기쁨과 감사가 시들어 가는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주님, 우리는 받은 은혜보다 부족한 것을 더 크게 헤아렸고, 비가 오면 불평하고 햇볕이 강하면 원망했습니다. 형편이 조금만 어려워져도 하나님의 섭리를 의심하였으며, 다른 사람의 평안과 성공을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초라하게 여겼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환경에 따라 흔들리고, 기도보다 걱정을 앞세웠으며, 사랑해야 할 사람에게 무관심하고 용서해야 할 사람을 오래 마음에 묶어 두었습니다. 말로는 믿음을 고백하면서도 실제 삶에서는 세상의 계산을 더 신뢰했던 우리의 불신앙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로뎀나무 아래에 지쳐 쓰러졌던 엘리야를 기억합니다. 큰 사명을 감당한 선지자도 낙심하여 죽기를 구했지만, 주님께서는 그를 책망하기보다 잠들게 하시고 먹이시며 다시 걸어갈 힘을 주셨습니다. 우리 가운데 지쳐 주저앉은 이들을 돌아보아 주옵소서. 오랫동안 병을 앓는 이들,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한 이들, 생업의 어려움과 관계의 상처로 마음이 무너진 이들에게 주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려주시고, 다시 일어설 힘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우리도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게 하옵소서. 언제나 강한 사람인 척하지 말게 하시며,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겸손을 주옵소서. 지친 성도를 믿음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지 않게 하시고, 엘리야 곁에 천사를 보내셨던 것처럼 우리도 서로에게 위로와 쉼을 전하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교회 안에 기도할 수 있는 자리와 조용히 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게 하시며, 상처받은 이들이 자신의 아픔을 숨기지 않고 안전하게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
주님, 여름의 풍성함을 바라보며 우리의 삶에도 열매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그러나 성공과 소유가 많아지는 것만을 열매라 여기지 않게 하시고, 오래 참음과 친절과 절제와 충성의 열매를 맺게 하옵소서. 우리의 말 한마디가 낙심한 사람에게 위로가 되게 하시고, 우리의 작은 손길이 누군가의 하루를 다시 일으키게 하옵소서. 바쁜 중에도 가족을 돌아보고, 이웃의 형편을 살피며, 이름 없이 드리는 선행을 기쁨으로 여기게 하옵소서.
여름휴가와 방학을 맞아 이동하는 이들을 안전하게 지켜 주옵소서. 여행과 쉼의 시간을 허락하시되, 과도한 소비와 쾌락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게 하시고 가족과 이웃을 더욱 사랑하는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집에 머물러 휴가를 보내는 이들에게도 평안한 쉼을 주시며, 형편이 어려워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가정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따뜻한 공동체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무더위 속에서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농어민, 택배와 배달로 수고하는 이들의 건강을 지켜 주시고, 충분한 휴식과 안전한 노동환경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우리 사회를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폭우와 침수, 산사태와 각종 재난으로 삶의 터전을 잃는 이들이 없게 하시며, 재난을 예방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지혜를 지도자들과 관계 기관에 허락하여 주옵소서. 폭염에 취약한 어르신과 홀로 살아가는 이들을 돌보아 주시고, 냉방비와 생활비를 걱정하는 가정에 필요한 도움을 보내 주옵소서. 법과 제도가 약한 사람을 보호하는 울타리가 되게 하시며, 자유를 누리는 만큼 서로의 생명과 권리를 존중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게 하옵소서.
우리 교회가 여름의 뜨거운 세상 속에서 생명의 그늘이 되게 하옵소서. 예배당 안에서만 은혜를 말하지 말고, 지역의 가난과 외로움, 질병과 교육의 문제를 살피며 실제적인 사랑을 실천하게 하옵소서. 성도들이 서로의 형편을 깊이 이해하게 하시고, 교회학교와 다음 세대를 위한 여름 사역 가운데 성령의 열매가 풍성히 맺히게 하옵소서. 아이들이 단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며 자신이 교회의 귀한 지체임을 알게 하옵소서.
목사님과 모든 교역자에게 영육 간의 강건함을 더하여 주옵소서. 여름의 여러 사역을 감당하는 가운데 지치지 않게 하시고, 먼저 주님의 음성을 듣고 성도들을 섬기게 하옵소서. 오늘 선포되는 말씀을 통하여 우리의 메마른 영혼에 생수가 흐르게 하시며,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성령의 능력으로 말씀이 증거되게 하옵소서. 말씀을 듣는 우리도 예배당을 나선 뒤 삶의 자리에서 그 말씀을 실천하게 하시고, 한 주간의 관계와 노동과 선택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나타내게 하옵소서.
우리의 피난처가 되시며 지친 자에게 새 힘을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